부산은 한국인 최초의 커피 음용 기록이 남아있는 도시다. 부산해관 감리서 서기관이었던 민건호가 1884년 7월 27일 일기 '해은일록'에 적은 '갑비차(커피)를 대접받았다'는 기록은 한국인이 직접 남긴 최초의 커피 음용기록으로 알려져 있다. 내년은 민건호가 부산에서 커피를 마셨다고 기록을 남긴 지 140주년이 되는 해다. 18일 부산시와 스페셜티커피협회(SCA)에 따르면 내년 5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아시아 최초로 스페셜티커피 전문박람회 ‘월드 오브 커피 아시아 2024’와 세계 최고 바리스타를 가리는 ‘2024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이 동시에 열린다. 커피계의 ‘월드엑스포’와 ‘올림픽’이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부산에서 개최돼 의미가 크다. 두 행사를 위해 부산을 찾을 국내외 커피산업 종사자와 관람객은 최소 1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커피산업계에 부산을 아시아 커피중심도시로 소개할 절호의 기회다. 실제로 지난달 22~24일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 열린 ‘월드 오브 커피 아테네 2023’에는 130개국에서 1만 명 이상, 416개 업체가 참여했다. 유럽에서도 이제 막 스페셜티커피산업이 성장하는 아테네에 전 세계 커피 종사자가 모여 커피산
스페셜티 커피 한 잔에 담긴 투명성, 추적가능성, 지속가능성은 ‘가치 소비’로 이어진다. 커피 생산국과 소비국의 불균형은 이 ‘가치 소비’를 통해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MZ세대의 소비 문화와도 맞닿아 있다. 전문가들은 부산이 지속가능한 커피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가치 소비’ 문화를 확산하고, 부산을 한국 한정이 아닌 세계적인 커피도시로 인식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가치 소비와 걷기 좋은 커피도시 커피 생산 지역인 아프리카와 중남미 ‘커피 벨트’에서 생산한 커피가 부산 소비자에게 오기까지 과정은 만만하지 않다. 커피 모종을 심고 첫 수확을 하기까지 최소 3년이 걸린다. 다행히 병충해를 입지 않고 살아남은 커피나무에서 잘 익은 커피 열매를 손으로 하나하나 딴다. 이후 커피 열매는 한 달 이상의 가공과 건조 과정을 거쳐, 건식 제분소(드라이 밀)로 보내진다. 탈곡한 생두는 현지 수출업자를 통해 커피 소비국으로 수입되고, 소비국에 도착한 생두는 커피를 볶는 로스팅 과정을 거쳐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다. 2019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 전주연 바리스타(모모스커피 대표)는 “스페셜티 커피 자체가 MZ세대 소비 문화와 잘 맞는다”며 “커피 한 잔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고, 투명성, 추적 가능성, 지속가능성을 중심 가치에 둔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스페셜티 커피는 커피 한 잔의 소비로 커피 생산자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할 수 있는 ‘가치 소비’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커피 업계는 부산이 커피도시로는 ‘후발주자’이지만,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 초점을 맞춘다면 스페셜티 커피 선도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이탈리아 밀라노, 호주 멜버른처럼 부산은 커피 수입항이자 관광 도시로, 커피 선도 도시가 될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한국은 세계 6위 커피 수입 대국이다. 2020년 기준 한국 커피 시장 규모는 11조 원으로, 세계 커피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한국이 수입하는 커피의 약 95%는 부산항으로 들어온다. 중남미와 아프리카에서 생산된 커피가 부산을 거쳐 전국에 퍼져 나가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18년 기준으로 1인당 연간 353잔의 커피를 마셔, 세계 평균인 132잔의 약 3배를 소비한다. 과거의 기록을 살펴봐도 부산은 커피도시로 도약할 자격이 충분하다. 한국인이 직접 쓴 최초의 커피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글로벌 인디 게임 축제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에 지원작이 몰리며 벌써부터 흥행이 점쳐진다. 지난해보다 39% 많은 지원작이 몰려 기대를 모은다. 2일 부산시,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사)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22(BIC Festival 2022, 이하 BIC)’에서 선보일 130개 작을 최근 선정했다. 국내와 해외를 포함해 총 332개 작이 접수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온라인으로만 개최됐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응모작이 39% 늘어난 셈이다. 국내 최대 글로벌 게임 축제 지스타가 게임 대기업이 참가해 대형 신작 게임을 선보이는 각축장이라면, BIC는 1인 인디 게임 개발자나 소규모 회사가 직접 개발한 게임을 가지고 참가하는 행사다. 그래서 참신하고 창의적인 게임을 만날 수 있다. 주최 측은 3년 만에 열리는 현장 축제인데다 BIC가 국내외에서 자리를 잡은 결과 응모작이 몰렸다고 보고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으로만 열렸지만 154만 뷰를 기록했을 정도로 기본적으로 BIC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구글이 국내에서 개최하는 인디게임 페스티벌이 있지만 구글 플레이에 입점한 기업만 대상으로 한다
부산 먼스커피의 문헌관 바리스타가 2022 월드 컵 테이스터스 챔피언십(World Cup Tasters Championship)에서 한국 대표 최초로 우승(부산일보 6월 28일 자 2면 보도)을 차지하면서 부산 커피의 저력에 관심이 쏠린다. 2019년 부산 모모스커피의 전주연(현 모모스커피 대표) 바리스타가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을 차지한 이후 이뤄 낸 또 하나의 쾌거다. 28일 부산 커피업계는 지역 특유의 개방성과 포용성, 부산 커피인 간의 끈끈함이 세계 커피 대회 제패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커피협회 이호상 이사는 “컵 테이스터스 챔피언십은 커피 맛을 볼 수 있는 스푼 하나만 가지고 정답을 맞힌다. 가장 공평한 커피 대회에서 부산 커피인이 우승한 것은 엄청난 쾌거”라면서 “새로운 커피에 대한 도전 정신과 투자, 커피 교육에 대한 열정이 이런 쾌거를 낳았다”고 말했다. 지역 바리스타·스페셜티 업계 선의의 경쟁 펼치며 협력·지원 3년 전 전주연 세계 제패 ‘밑돌’ 올해 문헌관 우승에도 힘 합쳐 커피 산지서 부산의 위상 높아져 2019년 보스턴에서 열린 세계 바리스타 대회에서 전 대표가 우승하면서 부산을 세계 커피 시장에 알렸다. 전 대표는 20
부산발 웹툰과 애니메이션이 드라마로 재탄생하거나, 해외에 소개되면서 K콘텐츠의 매력을 전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부산글로벌웹툰센터 입주 작가인 선용민 작가의 웹툰 ‘어게인 마이 라이프’는 같은 제목으로 지상파 SBS 금토드라마로 편성, 8일부터 방영된다. ‘어게인 마이 라이프’는 ‘열혈 검사의 절대 악 응징기’로 이해날 작가의 웹 소설이 원작이다. 선용민 작가가 그림을 그리고, 도경 작가가 글을 쓴 웹툰은 2019년 6월부터 2021년 9월까지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했고, 70만 명의 구독자를 모으며 인기를 끌었다. ‘어게인 마이 라이프’ 등 인기 웹툰 드라마·영화로 재탄생… 수출도 ‘신귀한 식당’ 등 대박 애니메이션 동남아 등 세계 시장 겨냥해 기획 부산정보산업진흥원 IP비즈니스지원팀 고득영 팀장은 “최근 2~3년 전부터 인기 웹소설을 웹툰으로 만들고, 성공한 웹툰을 다시 드라마나 영화로 만드는 것이 트렌드”라면서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웹툰이 나왔고 인기를 끌면서 이번에 지상파 드라마 방영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어게인 마이 라이프’의 주인공 검사 역할은 부산 출신 배우 이준기가 맡아 눈길을 끈다. 2017년 전
'부산 원도심의 상징' 부산타워가 1년 만에 부산 시민의 품으로 다시 돌아왔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관광객 감소로 1년 가까이 문을 닫았던 부산타워는 새 운영사를 만나 '다이아몬드 타워'라는 별칭으로 문을 활짝 열었다. 부산타워의 새 운영사인 비엔(BN)그룹은 부산타워의 내외부 리뉴얼을 마치고 15일 임시 개장했다. 부산타워의 새 별칭은 '다이아몬드 타워’로 부산의 또 다른 명물인 광안대교의 별칭 '다이아몬드 브릿지'에서 유래했다. 다이아몬드 타워는 다이아몬드 브릿지처럼 부산을 방문한 관광객이 꼭 찾는 명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어졌다. 1년간 개·보수 후 15일 임시 개장 향토기업 비엔그룹이 운영 맡아 ‘다이아몬드 타워’로 별칭 붙여 총 5층 규모… 층별로 볼거리 1층에 미디어월·팝아트 포토존 전망대선 원도심·해운대도 조망 부산타워는 총 5층 규모로 층별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타워 1층은 인기 팝아티스트 간지(GANZ)와 협업해 미디어 월, 팝아트 포토존으로 조성됐다. 카메라 촬영 시 이색 배경이 등장해 사진 찍는 재미를 선사한다. 전망대가 있는 5층은 부산타워의 하이라이트로 부산 북항과 남항이 한눈에 보여 ‘아찔 전망대’라는 이름이 붙었
무역전시관 개조 후 핵심시설로 넷플릭스 ‘D.P.’ ‘낙원의 밤’ 촬영 초대형 드라마 ‘무빙’ 내년 완료 OTT 늘어 대여 기간 장기화 추세 노후시설 개선·스튜디오 추가 과제 ‘영화도시 부산’의 브랜드 향상에 일조한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가 20주년을 맞았다. 본격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대를 맞아, 내년 6월까지 촬영 스케줄이 잡혀있을 정도로 여전히 인기다. ■ 2000년대 이후 한국영화의 역사 담겨 17일 20주년을 맞은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요트경기장 내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이하 부산스튜디오)를 거쳐간 작품은 총 187편이다.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시리즈 ‘D.P.’(한준희 감독)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영화 ‘낙원의 밤’(2019·박훈정 감독)과 ‘승리호’(2020·조성희 감독)도 부산스튜디오에서 촬영했다. 최근에는 윤종빈 감독의 차기작이자 황정민, 하정우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수리남’과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최종병기 앨리스’가 촬영을 마쳤다. 디즈니플러스의 ‘무빙’은 내년까지 부산스튜디오에서 촬영 예정이다. ‘무빙’은 한국 드라마 역대 최대 제작비 500억 원이 투입된다는 소식과 류승범, 조인성 등 초호화 출연진으로 눈길을 끄는 드라마 시리즈다
부산독립영화 최대 축제, 부산독립영화제가 돌아왔다. 지난해 최소한의 규모로 치러졌던 것과 달리 일상회복 움직임에 맞춰 더 많은 관객과 만나기 위해 부산 시내 극장 세 곳에서 개최된다. 부산 독립영화와 한국 독립영화의 현재를 만나볼 수 있다. ■부산 독립영화 축제가 시작된다 제23회 부산독립영화제는 18일부터 22일까지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구 BNK부산은행 모퉁이극장, 북구 무사이극장에서 열린다. 올해 슬로건은 ‘바다의 힘, 회복된 세계’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혼란스러운 시기를 지나 회복의 세계로 나가자는 뜻을 담았다. 먼저 개막식은 18일 오후 7시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개최된다. 부산 인디 뮤지션 김일두의 공연을 시작으로 열리는 개막식은 독립영화에 다수 출연한 배우 박세재와 이한주의 사회로 진행된다. 개막작은 부산 단편영화 세 작품이 선정됐다. 장태구 감독의 ‘어디에도 없는 시간’, 이승화 감독의 ‘석대천에 백조가 있을까?’, 이강욱 감독의 ‘아듀, 오맹달’이다. 세 작품 모두 ‘메이드 인 부산’ 경쟁 섹션에 오른 작품들로 부산독립영화의 현재를 잘 나타낸다. ■눈에 띄는 상영 프로그램은 올해 ‘메이드 인 부산’ 경쟁 부문에는 총 113편의 응모
부산 문화 공공기관이 처음으로 모두 제작에 참여한 ‘부산 오페라 위크(Busan Opera Week)’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이탈리아 모데나 코무날레 극장과 공동 제작한 콘서트 오페라 ‘청교도(I Puritani)’와 ‘부산오페라갈라’를 끝으로 올해 오페라 위크는 막을 내린다. 10일 벨리니 마지막 오페라 ‘청교도’ 데지레 란카토레·줄리오 펠리그라 열연 17일 폐막 작품 ‘부산오페라갈라’ 1·2부 나눠 한국가곡·아리아 명곡 선사 10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콘서트 오페라 ‘청교도’는 이탈리아 스타의 무대를 만날 수 있어 화제다. 부산문화회관과 부산 민간 오페라단 솔오페라단이 주최·주관하는 무대다. 이 작품은 이탈리아 출신의 벨 칸토(이탈리아 오페라 양식) 오페라의 대가 벨리니의 마지막 오페라다. 17세기 영국 청교도 혁명 시대를 배경으로 청교도와 왕당파 사이의 대립 상황 속에서 피어난 두 남녀의 애절한 러브 스토리다. 이탈리아 방송이 이 시대 가장 위대한 소프라노로 꼽은 데지레 란카토레가 성주의 딸 ‘엘비라’ 역을, 벨 칸토 테너로 주목받고 있는 줄리오 펠리그라가 왕당파 청년 ‘아르투로’ 역을 맡았다. 원래 엘비라의 정혼자였던 청교도 대장 ‘